오리엔테이션

“자 그럼 지금부터 제가 먼저 성주씨와 면담을 하겠습니다.”

팀장들은 본부장에 이야기가 끝나자 모두들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정미영 본부장과의 면담이 시작되었다.

“성주씨 우리 본부는 대형 통신사에 장비를 납품하는 일을 합니다. 보안 장비부터, 네트워크 제품들까지 상당히 많은 IT제품들을 취급합니다. 계약에 의해 요청하는 장비를 단순 납품하는 일이 아니라,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의 괜찮은 제품들을 검토해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통신사에 제안하고 같이 서비스를 만듭니다.”

정미영 본부장은 Biz사업본부 업무에 대해 성주에게 설명했다.

“보안사업팀과 인프라사업팀은 각각 보안 영역과 인프라 영역으로 나누어 제품들을 취급하고 있죠 사업기획팀은 각 사업팀의 업무를 지원하는데 사업계획부터 기획, 마케팅 그리고 제품 발주와 정산 같은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성주는 정미영 본부장 이야기를 들으며 인사팀에서 준 다이어리에 메모를 했다.

“성주씨 학교에서 IT 관련 기술 공부를 했죠?

“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이공계 공부를 하면 모두가 개발자나 엔지니어 일을 할 거라 생각을 해요 그렇죠?

“네 저도 사실 엔지니어를 목표로 공부했는데, 사업부서에서 컨설팅 업무를 한다고 해서 조금 두렵기도 합니다.”

정미영 본부장은 친절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컨설턴트와 엔지니어는 사실 같은 일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엔지니어는 기술을 기반으로 장비와 대화를 하는 직업이죠, 컨설턴트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직업입니다.”

‘어!’

성주는 지금 정미영 본부장이 한 말이 낯설게 들리지 않았다. 그런 성주를 정미영 본부장이 바라보며 말했다.

“아마도 학교에서 윤재덕 교수님이 자주 이야기했을 텐데”

성주는 정미영 본부장 입에서 학교 교수 이름이 나오자 깜짝 놀랐다.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더 할 말이 있지만, 나중에 하자고 하면서 본부장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 나갔다.

“똑같은 기술을 배웠지만, 그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팀에서 컨설팅 업무를 하는 직 군이 있고, 장비 개발자 또는 엔지니어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회사 11층 기술본부에 가면 성주씨처럼 공부를 하고 엔지니어로 일하는 직원들이 많이 있어요, 참 이번 면접에서 기술본부에도 2명 입사를 했어요, 성주씨보다는 일주일 먼저 출근했는데 몰랐죠?”

성주는 같이 면접을 보았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 중에는 이상한 한자를 섞어서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 그럼 오늘 이야기를 정리하면, 성주씨는 오늘부터 3주간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15일 동안 회사에서 무선랜 실무 교육을 할 예정입니다. 각오 단단히 해야 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본부장님”

“그리고 15일 중 중간 8일차와 마지막 15일차에 두 번 발표를 해야 합니다. 발표 주제는 성주씨가 배운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를 하면 됩니다.”

성주는 발표라는 말을 듣고 살짝 당황했다.

"전 기술을 다루는 사람들은 그 기술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기술을 표현하지 못한다면 아무 쓸모가 없죠 그래서 발표는 중요합니다."

미영은 성주를 보며 발표에 중요성에 대해 설명을 했다.

“참 무선랜 교육을 진행하는 데 있어 우리는 성주씨가 기본적인 <IP 주소>나 <OSI 7 레이어> 그리고 <네트워크 기술>들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교육하니까 참고하세요”

“네 본부장님”

“벌써 50분이네요, 그럼 10분 정도 쉬었다가 사업부서들과 인사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본부장님”

성주는 화장실을 다녀온 후 본인이 근무하게 될 인프라사업팀 오리엔테이션을 기다리고 있었다.

2시 정각 이한영 팀장이 들어왔다.

“성주 씨 본부장님과 면담 잘했어요?

“네 본부장님께 좋은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이한영 팀장은 키가 좀 큰 편이었다. 얼굴도 상당히 크지만, 지금껏 살면서 제일 큰 코를 가진 분이었다. 그래서인지 말투에 가끔 킁~ 킁~ 하는 버릇이 있었다.

“참 성주 씨 우리 부서는 팀장인 저와 지금은 외근 나가고 없는 황승언 과장, 심상민 대리, 그리고 성주씨까지 4명입니다. 지금은 다들 외근 나가고 없으니까 외근에서 돌아오면 인사를 하죠”

성주는 선배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했다.

“우리 부서는 네트워크 제품 중 <라우터>나 <스위치> 그리고 <무선랜> 제품을 통신사에 납품합니다. 제조사는 <얼라이드텔레시스>라는 글로벌 벤더에 제품을 취급하고 있어요”

“혹시 들어 봤어요? <얼라이드텔레시스>?”

한영이 성주를 보며 질문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얼라이드텔레시스> 회사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아 그렇군요. 네트워크 제품들은 뭐 다 거기서 거기라 기술은 똑같기 때문에 상관없어요, 그리고 우리는 회사 이름이 너무 길어서 <얼라이드> 라고 줄여서 불러요”

이한영 팀장은 신입사원인 성주에게 꼼꼼하게 부서 업무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우리 부서에서 하는 일은 통신사 영업대표들이 영업을 하는 데 있어 기술적인 부분들에 대한 컨설팅 업무입니다. 컨설팅 하면서 시장반응을 세밀하게 살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로 어떤 업종이 우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 고객들의 서비스 가격 반응? 뭐 이런 전반적인 부분들을 고려해 매출 목표를 잡고, 실적 관리를 해야 합니다.”

“기술적인 부분 말고도 사업 관련해서 해야 할 일이 많네요. 팀장님”

성주는 생소한 사업부서 일들에 대한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렇죠, 우선 성주씨는 기술을 공부하는데 집중하세요, 사업과 관련한 부분들은 선배들이 차츰 알려줄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 팀장님”

“사실 인프라사업팀 팀장을 하고는 있지만, 기술을 잘 모릅니다. 이번에 성주씨와 같이 15일 동안 공부를 같이하라고 본부장님께서 특별히 지시하셨어요.”

한영은 잠시 한숨을 쉬고는 계속 말했다.

“성주씨는 정보통신과를 졸업해서 나보다는 나을 거예요, 나는 발효공학과를 나와서 주류회사에서 영업했습니다. 그러다 어찌하다 보니 IT회사 영업을 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사업부서 팀장이 되었네요”

이한영 팀장은 그 후로도 업무와는 관련 없는 과거 영업사원 시설 이야기를 해 주셨다. 2시 50분이 되자 팀장님은 자리에서 일어나셨고, 10분 후에 보안사업팀 김신석 팀장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성주씨 보안사업팀 김신석 팀장입니다.”

김신석 팀장님은 43살에 비해 동안이었다. 키가 좀 작고, 상당히 마른 체격 이였다. 예전 복고풍의 정장 안에 조끼를 입었다.

“보안 분야 공부는 했나요?”

김신석 팀장은 성주에게 갑자기 질문했다.

“네 학교에서 보안관련 수업을 조금 들었습니다.”

“앞으로 일하다 보면 우리 팀과 협업할 일이 많을 겁니다. 함께 컨설팅을 나가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김신석 팀장은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자 그럼 오리엔테이션 시작해볼까요?”

김신석 팀장은 보안사업팀 업무에 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취급하는 제품이 보안 제품들인 것만 빼고는 성주 부서와 동일한 업무를 하는 부서였다.

“그럼 성주 씨 앞으로 일하면서 보안 관련 모르는 것이 있으면 우리 팀에 물어보면 됩니다. 우리 팀은 저 포함 3명입니다. 김영환 차장과 노지훈 대리 모두 외근 중이라 나중에 사무실에 들어오면 인사합시다,”

보안사업팀 오리엔테이션은 3시 30분 조금 일찍 끝났다.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서 성주는 회사 건물 밖에 나와 잠시 산책을 했다.

첫 출근 긴장 때문인지 어제 잠을 설친 성주는 오리엔테이션 중간 살짝 졸음이 몰려왔었다. 성주는 잠시나마 찬 바람을 쐬면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성주는 짧은 휴식을 뒤로 한재 4시에 사업기획팀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사무실로 다시 돌아갔다.

“안녕하세요 성주씨 사업지원팀 임선아 팀장입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임선아 팀장은 정미영 본부장과는 다르게 목소리가 상당히 작았다.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안 들릴 정도였다. 긴 생머리에 갈색 뿔테 안경을 섰는데 약간은 기숙사 사감 선생님 느낌이 났다.

“성주씨 우리 사업기획팀은 사업부서에서 하는 업무를 지원하는 부서라 보면 됩니다.

사업부서들이 본연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매출관리부터 제품 발주 및 정산 그리고 사업 기획 및 마케팅 업무를 하죠”

“네 팀장님”

“우리 팀은 저 포함해서 3명입니다.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최보미 과장과, 발주 및 정산 업무를 담당하는 박보영 대리가 있습니다. 잠깐 인사를 하죠”

임선아 팀장은 회의실 문을 열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팀원들을 회의실로 불렀다. 잠시후에 최보미 과장과, 박보영 대리가 과자와 음료수를 들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어머 드디어 우리 본부에도 젊은 피가 수혈된 거예요. 팀장님 우리 과자하고 음료수 먹으면서 이야기하죠?”

오늘 문을 열어 준 최보미 과장이었다. 최보미 과장은 단발머리에 심하게 염색한 노란 머리, 성격은 그냥 쾌활 그 자체였다. 그와는 반대로 박보영 대리는 팀장님처럼 조용한 성격이었다.

“각자 업무들에 대해서 신입사원에게 설명 좀 해주세요”

최보미 과장은 마케팅 업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셨다. 사업부서들과 협의를 통해 상품들에 대한 프로모션과 제안서 업무를 하였다. 박보영 대리는 제품 발주와 세금계산서와 같은 지원 업무를 하였다. 50분을 꽉 채운 오리엔테이션 시간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