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의 출근

강원도 춘천

화요일 오전 6시


띠띠띠~ 띠띠띠~

새벽 6시 자명종 소리가 시끄럽게 울린다. 한영은 혹시 아내와 아이들이 잠에서 깰까 봐 침대 머리맡에 자명종 버튼을 서둘러 눌렀다.

“일어났어? 어제는 월요일부터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어?

주방에서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벌써 일어났어? 당신도 피곤할 텐데……”

한영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는 아내에게 미안한지 머쓱하게 식탁에 앉으며 말했다.

“어제 신입사원이 출근해서 팀원들하고 회식을 좀 했어.”

“신입사원은 어떤 것 같아?”

“응 좀 더 지켜봐야 하는데, 성실해 보여”

“참 어제 이번 주말에 애들하고 놀이동산 놀러 가기로 약속한 거 기억하지 약속 꼭 지켜!”

“놀이동산?”

한영이 놀라며 말했다

“당신이 어제 자는 애들 깨워서 이번 주말 놀이동산 가자고 이야기하고는 아무튼 애들도 놀이동산 간다고 좋아서 다시 잠들었으니까 약속 꼭 지켜!”

한영은 아내가 끊여 준 북엇국을 먹으면서 어제 집에 들어와 자는 애들 깨우고 이야기했던 일을 떠올렸다.

”아무튼 얼른 속 풀고, 출근해요”

한영은 춘천에서 서울 여의도 직장으로 출퇴근하고 있었다. 지방대학 발효공학과를 졸업하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주류회사 대기업에 입사하여 젊은 시절 꽤 잘나갔다. 직장인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반복되는 일상 때문에 권태기가 찾아온 한영은 대기업을 과감하게 그만두고 30대 중반 휴대폰 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은 생각했던 것만큼 쉽지 않았다. 40대 초반 사업을 접고, 늦은 나이에 구직 활동을 하다 우연히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에 영업직으로 입사를 하였다.

강원도 춘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사실 늦은 나이 다시 시작한 직장 생활이 더 힘들었다. 하지만 힘들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실력보다는 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한영은 6시 40분 집을 나섰다. 집에서 남춘천역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다행히 춘천에서 용산까지 ITX 직통 전철이 개통되어 한 시간 십 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한영은 인프라사업팀 팀장으로 발령받은 이후에는 가방에 네트워크 기술서적을 가지고 다니면서 공부를 했다. 어제 마신 술 때문인지 채 한 쪽을 읽지 못하고 잠들어 버린 한영은 용산역 도착 안내 방송에 깨어 급하게 전철에서 내렸다.

용산역에서 사무실까지 조금 걸어야 했다. 한영은 8시 반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무실에는 신입사원 성주가 자리에 있었다.

“성주씨 일찍 도착했네, 어제 술을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역시 젊어~”

“네 팀장님, 안녕하십니까”

“난 속이 많이 안 좋은데, 급하게 메일을 좀 보내야 할 게 있으니까 메일 좀 보내고, 모닝커피나 한잔하자고”

한영은 컴퓨터를 켜고, 급하게 이메일을 확인하였다. 잠시 뒤에 심대리가 평상시와 다름없이 단정한 모습으로 출근하였다.

“팀장님 일찍 오셨네요, 성주씨도 안녕”

“어 심 대리 일찍 왔네, 참 심대리 어제 서경기업 무선랜 구축이었지? 잘 끝났나?

“어제 야간 작업이라 엔지니어 설치 나가는 것까지는 확인했습니다. 설치 잘 끝났는지 기술본부에 확인해 보겠습니다.”

“아니야 문제가 있었으면 전화를 했겠지 메일 하나만 보내고 셋이서 커피 마시자고, 황과장은 어제 엄청나게 마시더니 조금 늦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