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 견적 실수

8시 40분쯤 정미영 본부장이 다급한 모습으로 사무실로 들어와 본부장실로 안 들어가고, 인프라사업팀 쪽으로 왔다.

“심대리 서경기업 무선랜 견적서 누가 작업했어?”

“네 서경기업은 팀장님이 직접 견적 작업을 했습니다.”

“이한영 팀장님 잠깐 제 방으로 들어와 보세요”

“네 본부장님”

한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경기업 관련 문서들을 챙겨 본부장실로 들어갔다.

조성주 사원은 앉은 채로 모니터를 보면서 귀는 본부장실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집중하며 듣고 있었다. 심대리는 회사 그룹웨어에 접속하여 한영이 직접 결재 올린 서경기업 설계도와 무선랜 견적서를 살피고 있었다.

“큰일 났네….”

심대리는 한참 문서를 보다 머리를 만지며, 긴 한숨을 쉬었다. 본부장실에서는 큰 고성이 새어 나왔다.

9시 15분쯤 성주의 전화기 벨 소리가 울렸다.

“네 조성주입니다.”

“뭐야! 내 전화번호 아직 저장 안 했어?"

전화기 너머로 황승언 과장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닙니다 과장님. 전화벨 소리 듣고 바로 전화를 받아서요"

"그리고 내가 선배라고 부르라고 했지!”

“네 과장.. 아니 선배님”

“됐고, 빨리 1층으로 내려와 봐”

“네 선배님”

전화를 끊으려고 하던 순간에 옆에 있던 심대리가 갑자기 성주에게 전화기를 달라고 했다.

“과장님 지금 사무실 분위기 안 좋으니까 그냥 빨리 올라오세요”

“어 무슨 일 있어?”

“올라오시면 알아요”

심대리는 전화를 끊고 조성주 사원에게 전화를 건넸다. 잠시 뒤에 황과장은 이리 저리 눈치를 살피며 허리를 반쯤 숙인 채로 사무실에 들어왔다.  

“팀장님은?”

심대리는 손가락으로 본부장실을 가리켰다.

“또 무슨 일이야!”

“팀장님이 서경기업 무선랜 견적서에 <PoE 스위치> 견적을 실수하셨어요?”

황과장은 심대리 모니터에 열려 있는 설계도와 견적서를 유심히 살펴봤다. 잠시 뒤에 황과장의 입에서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팀장님도 참 우리한테 물어보고 하시지!”

한영은 잠시 뒤에 본부장실에서 의기소침해진 모습으로 나왔다. 팀원들은 조용히 한영을 바라보았다. 자리에 앉은 한영은 두 눈을 감고 긴 한숨을 쉬었다.

“팀장님... 괜찮으세요?”

“괜찮아 황과장, 그래도 본부장님이 어제 제조사하고 이야기해서 구축은 잘 마무리되었어.”

“참 황과장, 오늘 오전에 외근 없지?”

“네 팀장님 오전에 성주씨 교육하고, 오후에 컨설팅이 있어 나갑니다. 오후에는 심대리가 교육하기로 했습니다.”

“그래 잘됐네, 그럼 오전에는 <PoE 스위치> 교육 좀 부탁해도 될까?”

한영은 황승언 과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그럼 잠깐 일 좀 보고, 30분에 회의실에서 보겠습니다. 성주씨도 30분에 회의실로 들어와”

사무실은 조용했다. 황과장은 어디론가 이메일을 보내고, 통화를 하였다. 심대리는 신입사원에게 업무에 필요한 자료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한영은 자신 때문에 사무실 분위기가 안 좋아진 것 같아 직원들에게 미안했다.

“자 교육 들어가기 전에 커피나 한잔할까? 성주씨 1층 커피숍에서 커피 좀 부탁할게”

한영은 자신의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신입사원에게 건넸다.

“황과장은 나랑 같은 따듯한 아메리카노 맞지? 심대리는 카페라떼, 우리 막내는 본인이 좋아하는 거로”

“네 알겠습니다. 팀장님”

“자 그럼 회의실에 가 있을 테니까, 회의실로 가지고 와요”

한영은 노트를 들고 회의실로 들어갔다. 황과장과 심대리는 노트북을 가지고 뒤따라 들어갔다. 잠시 후에 신입사원이 커피를 가지고 회의실로 들어간 후 교육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