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의 출근

서울 목동 아파트

목요일 오전 7시


휴대폰 알람이 나지막한 소리로 방안에 울렸다. 침대 옆 휴대폰을 잡기 위해 미영은 손을 더듬거렸다. 휴대폰 알람을 겨우 끄고는 옆에서 자고 있던 남편이 깰까 봐 조심스럽게 주방으로 향했다. 미영은 중학교 3학년 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키우는 전형적인 워킹맘이었다.

제주도가 고향인 미영은 대학까지 제주에서 다녔다. 학교 CC였던 첫사랑 남편과는 동갑내기였다. 직장때문에 서울에 올라와 지내다 결혼까지 했다. 

미영은 2년 전 15년 다닌 <대한통신>을 그만두고 중소기업인 <아이티앤티> 본부장으로 재취업을 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는 다르게 해야 할 일들이 오히려 더 많았다. 회사의 프로세스 보다는 개인 역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미영은 서둘러 아침밥을 차렸다. 7시 반이 되자 중학생 딸이 일어났다.

“얼른 씻고 밥 먹어”

요즘 들어 집에서는 말수도 부쩍 줄어든 딸은 아무 말도 없이 화장실로 향했다. 남편도 잠시 후에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

“선우야 얼른 씻고 나와, 아빠 씻어야 해”

화장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남편이 화장실에 있는 선우에게 재촉했다.

“아 좀! 나 방금 들어 왔어”

아침마다 남편과 딸은 화장실 때문에 다툰다. 오늘도 어김없이 화장실 전쟁이 시작됐다. 잠시 후에 초등학교 6학년 아들 건우도 좀비처럼 거실로 나왔다. 역시나 화장실 전쟁에 아들도 합류했다. 미영은 이런 아침 풍경이 매우 익숙한 듯 신경 쓰지 않고 아침을 차렸다.

잠시 후에 출근 준비를 마친 남편과 학교 갈 준비를 마친 선우와 건우는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이제 미영이 출근 준비를 할 시간이다. 미영은 가족들이 아침을 먹는 시간에 늘 출근 준비를 한다.

미영의 출근 준비는 8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그래도 남편이 설거지를 해주었기 때문에 늦지 않게 출근을 할 수 있었다. 미영의 가족은 아침마다 모두 함께 집을 나선다. 집을 나온 후 각자 회사, 학교로 향했다.

“건우~ 오늘 학교 끝나고, 수학 학원 갔다가 수영장 꼭 가야 한다. 또 수영장 안 가고 갔다고 거짓말하면 알지!”

미영은 차에 타자마자 방금 헤어진 아를 건우와 전화 통화를 했다. 그리고는 딸 선우에게 전화해서 잔소리를 하고는 남편에게도 전화를 해서 이것저것 잔소리를 했다. 그렇게 가족들과 통화하다 보니 9시 10분전 늦지 않게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대부분 출근해 있었다.

사무실에 도착한 미영의 책상 위에는 부서별 발주 현황 자료가 있었다. 사업기획팀은 매일 아침 전날 제품 발주 현황을 미영에게 서류로 보고한다. 미영은 자료를 잠시 보고는 보안사업팀으로 향했다.

“김신석 팀장님?”

미영은 보안사업팀의 발주 내용을 가지고 김신석 팀장과 몇 가지 확인하고는 인프라사업팀으로 가서 똑같이 내용을 확인했다.

“우리 본부 매출이 조금 줄고 있어요, 신경들 좀 써주세요”

이한영 팀장과 이야기를 마친 미영은 사업기획팀으로 가서 최보미 과장과 최근 진행 중인 프로모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는 본부장실로 들어갔다. 잠시후에 기술본부장인 윤정원 이사가 사무실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