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본부와의 갈등

“본부장님 자리에 계셔?”

사업기획팀 사람들에게 본부장이 있는지 물어보고는 바로 본부장실로 들어갔다.

윤정원 본부장은 기술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이사였다. 단발머리에 여자치고는 키가 170은 훌쩍 넘는 큰 키였다.

“어서 오세요. 본부장님 무슨 일이세요?”

미영은 자신의 방에 찾아온 윤정원 본부장을 친절하게 맞이해주었다. 하지만 윤정원 본부장의 얼굴은 뭔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서류를 하나 들고 들어왔다.

“청림식품 무선랜 사업 본부장님이 승인하셨어요?”

미영은 무슨 일인지 몰라 당황했다.

“아니 <AP>가 100대나 설치되는 사이트에 <무선 컨트롤러> 없이 구축하는 게 말이 됩니까?”

“아 그것 때문에 오셨군요, 저희도 <무선 컨트롤러>가 꼭 필요하다고 고객사에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예산이 없어서 <무선 컨트롤러>는 내년에 구축 하기로 한 거예요.”

화가 잔뜩 난 윤정원 본부장을 달래며 미영은 조곤조곤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화가 풀리지 않은 윤정원 본부장은 본부장실 문을 열고 인프라사업팀을 향해 소리쳤다.

“이한영 팀장님 이쪽으로 와보세요, 아니 저 부서 사람들은 무선랜을 알기는 한 거예요?”

“이 팀장님 자리에 그냥 계세요, 윤정원 본부장님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미영도 윤정원 본부장의 행동에 화가 난 것 같았다. 그렇게 한동안 본부에서는 미영과 윤정원 본부장의 언성이 오갔다. 그러다 윤정원 본부장은 화가 안 풀린 채로 기술본부로 돌아갔다.

오전부터 사무실 분위기가 안 좋았다. 본부 사람들은 모두들 숨죽이고 모니터만 바라봤다.

“인프라 사업팀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어”

조용한 사무실에 김영환 차장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 사무실 사람들은 일제히 김영환 차장을 째려봤다.

“인프라사업팀 청림식품 건 미팅 좀 하죠?”

미영은 본부장실을 나와 회의실로 들어가며 인프라사업팀을 향해 말했다.

“네 본부장님, 다들 회의실로 들어오세요”

이한영 팀장과 팀원들은 미영을 따라 회의실로 들어갔다.

“사실 ’청림식품’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예상은 했는데 역시 기술본부 반응이 만만치 않네요?”

“죄송합니다. 본부장님”

고개를 푹 숙이고 이한영 팀장이 말했다.

“아닙니다. 인프라사업팀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제가 진행 상황을 잘 알잖아요”

“본부장님 어떻게 할까요? 이대로 진행하면 기술본부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얼굴에 걱정거리가 가득한 얼굴로 황과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한영 팀장님, 어찌 되었든 <AP> 100대를 <무선 컨트롤러> 없이 구축하는 건 우리 기술팀도 힘든 일이지만 향후 고객사도 운영하는데 많이 힘들 겁니다.”

“네 그렇죠!”

이한영 팀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떡하든 고객사를 설득했어야 했는데,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아닙니다. 설득을 못 한 저희 잘못입니다.”

“인프라사업팀은 혹시 방법이 있는지 한 번 더 검토해주세요”

미영은 얼굴에 근심을 한가득 안고 회의실을 나갔다.

“방법이 있을까?”

이한영 팀장이 팀원들을 바라보며 질문했다.

“우선 제가 막내 데리고 제조사에 가서 협의를 해보겠습니다.”

“그래 황과장, 그럼 난 심대리하고 대한통신 영업대표를 만나볼게”

“그럼 시간도 없는데 성주씨와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황과장과 함께 성주는 회사 차를 타고 상암에 있는 제조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