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언의 출근

봉천동 아파트

두 번째 월요일 오전 7시


띠리리리~~~ 띠리리리~~~

어둠 속에서 휴대폰이 울리고 있었다. 승언은 휴대폰 알람인 줄 알고 끄려고 했는데 정미영 본부장한테 전화가 온 것이었다.

“네 본부장님?”

자다 일어나서 잠긴 목소리로 승언이 조용히 말했다. 옆에는 부인이 자고 있었다.

“황과장 아침 일찍 미안한데”

다급한 정미영 본부장의 목소리가 휴대폰에서 흘러나왔다.

“아닙니다. 일어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 있으세요?”

“신일물류 고객사에서 급하게 미팅하자고 연락이 와서 이한영 팀장하고 사무실에 못 들리고 가니까, 인프라사업팀 주간보고 오늘 황과장이 좀 해”

“네 본부장님”

“이한영 팀장 전화가 안 돼서 내가 먼저 전화했어, 좀 일찍 출근해”

매주 월요일 아침에는 회사 대표와 Biz사업본부 본부장 그리고 사업팀장들은 주간회의를 한다. 지난주의 발주 현황과 새롭게 시작되는 새로운 주의 이슈 사항들을 공유하는 자리다. 정미영 본부장은 7시부터 이한영 팀장, 승언에게 전화하면서 월요일을 시작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자고 있던 부인도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깼는지 일어나며 말했다.

“본부장님하고 팀장님이 회의에 못 들어오신다고, 나보고 좀 일찍 출근해서 회의에 들어가라고”

승언의 부인은 침대에서 일어나 일찍 출근해야 하는 남편을 위해 아침을 차리러 부엌으로 갔다.

“아침 안 먹어도 되는데 좀 더 자!”

“얼른 씻어 어제저녁에 끓여 둔 찌개하고 반찬 있으니까 간단하게 먹고 출근해요”

승언은 서둘러 샤워를 하고, 부인이 차려준 밥을 먹었다.

“우리 공주님들은 잘 자고 있나?”

승언은 혜림과 유림 쌍둥이 딸을 둔 아빠였다. 딸들이 깰까 봐 아이들 방문을 살짝 열어보았다. 천사같이 자는 딸들을 잠시 보고 승언은 서둘러 출근했다.

평상시 8시에 집을 나서는 승언은 30분 일찍 집을 나섰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8시 20분 회의 시작 10분 전이었다.

 사무실에는 사업기획팀 직원들과 김신석 팀장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황과장 왜 이렇게 일찍 왔어?”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황과장을 보며 김신석 팀장이 물었다.

“오늘 이한영 팀장님이 회의에 못 들어와서 황과장이 대신 주간회의 참석해요”

임선아 팀장이 김신석 팀장에게 말해줬다.

“어 팀장님 어떻게 아셨어요?’

승언이 임선아 팀장을 바라보며 질문했다.

“아침 7시에 본부장님이 전화해서 굳이 이야기 해주더라고”

임선아 팀장이 약간 불만 섞인 표정으로 황과장을 보며 이야기했다.

“참 황과장 자리에 인프라사업팀 자료 올려두었어! 참고해”

“회의실로 올라갑시다.”

김신석 팀장이 회의자료와 노트를 들고 책상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임선아 팀장, 황승언 과장은 김신석 팀장과 경영지원본부가 있는 12층 회의실로 올라갔다.

부서별 발주나 매출 현황을 체크하고, 금주 주요 이슈 사항이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회의는 9시 10분 끝났다. 그리고 정미영 본부장은 황과장이나 임선아 팀장, 이한영 팀장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한 7시 그 이전 6시 반에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했다.

“6시 반에 대표님한테 전화하다니 역시 본부장님이야.”

“대표님도 잠을 좀 설치셨는지 회의 시간 내내 하품하시던데 보셨어요?”

임선아 팀장과 황과장이 웃으면서 말했다.

승언이 사무실에 돌아오니 최보미 과장만 빼고 Biz본부 사람들이 모두 출근해 있었다.

“심대리, 성주씨 주말 잘 보냈어?”

“과장님이 회의 들어가셨어요?

회의 들어갔다 온 승언을 보며 심대리가 궁금한지 물어보았다.

“응 본부장님하고 팀장님 신일물류 고객사에서 갑자기 미팅하자고 해서 직출하였어”

“직출이요?”

성주가 직출이라는 의미를 몰라 중얼거렸다.

“바로 현장으로 출근하는 것을 직출이라고해”

성주는 얼마전 이한영 팀장에게 들은 직퇴하는 용어를 떠올렸다.

“뭔가 불길하죠? 선배”

심대리는 불안한 듯 승언을 보며 말했다. 승언도 심대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