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준비

회사 근처 커피숍

두 번째 수요일 오전 8시


성주는 아침 일찍 회사 근처 커피숍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성주! 일찍 왔네?”

윤재덕 교수가 커피숍에 들어왔다.

“이제는 성주를 보려면 아침 일찍 밖에 시간이 없네”

“죄송합니다. 아침 일찍 저 때문에… 나오시게 해서”

“아니야 나도 여의도에 이따가 볼일 있어서 괜찮아~”

윤재덕 교수는 웃으면서 성주를 바라봤다.

“교수님 뭐 드시겠어요? 저도 이제 직장인이니까 커피 정도는 교수님께 사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 그럼 성주한테 커피 한잔 얻어먹어볼까?”

성주는 카운터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가지고 자리로 왔다.

“오늘 중간 평가를 프리젠테이션으로 한다고?”

커피를 마시며 윤재덕 교수가 물어봤다.

“네 갑자기 사업본부 전체와 기술본부까지 참석을 한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자료 좀 볼까?”

성주는 미리 준비한 자료를 윤교수에게 보여줬다.

“공부 많이 했네, 그래 어떤 부분에서 고민을 하고 있지?”

“교수님 가정에서 사용하는 <무선공유기>와 기업에서 사용하는 <무선 AP>를 실무에서는 많이 비교를 합니다.”

“응 그렇겠지, 아무래도 <무선공유기>는 누구나 사용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둘을 비교하다 보면 닮은 듯 하면서 완전 다른 장비같이 느껴집니다.”

윤교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성주를 바라봤다.

“뭔가 비슷한 것 같아 비교하려고 하면 비교가 안됩니다.”

윤교수는 뭔가 이해를 한 듯 성주에게 질문했다.

“성주야 너무 기능에 집착하지 말고, 기술을 들여다보면 해결될 것 같은데”

“네?”

“어렸을 때 ‘어린 왕자’ 책 읽어 봤지?

“책은 있었는데 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 상당히 좋은 내용이 처음에 시작하는데, 잠깐 이야기해줄까?”

네 교수님”

“호기심 많은 6살 남자아이는 코끼리를 통째로 삼킨 보아뱀의 겉모습을 그렸어 물론 보아뱀의 겉모습이기 때문에 코끼리는 보이지 않았지 아이가 그린 그림 1호였어”

성주는 윤교수의 ‘어린 왕자’ 이야기를 의아한듯 듣고 있었다.

“아이는 자신에 그림 1호를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어른들에게 보여주고는 무섭냐고 물어보았지? 하지만 어른들은 왜 모자 그림이 무섭냐고 아이에게 다시 물어봤지”

윤교수는 성주를 보며 계속 이야기를 했다.

“아이는 당연히 모자 그림을 그리지 않았지 코끼리를 소화시키고 있는 보아뱀 그림을 그렸으니까”

“그래서요 교수님”

성주가 물었다

“어른들이 이해를 못하니까 아이는 또 다른 그림 2호를 그렸어”

“어떤 그림인데요 교수님?”

“어른들이 알아볼 수 있도록 보아뱀 속에 코끼리를 그렸지 어른들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그래야 어른들이 알아보니까”

“교수님!”

성주는 무엇인가 이해를 한 듯했다.

“전 지금까지 모자만 보고 있었네요 교수님”

“이해했구나”

“네 이해했습니다.”

그렇게 성주는 오랜만에 만나 윤교수와 커피를 마시면서 학교 이야기를 했다.

“그럼 이제 일어날까?”

“네 교수님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참 그 아이 2호 그림 성공했나요?”

“어른들은 보아뱀의 속이 안보였다. 보였다 하는 그림에 관심이 없었지 그런 어른들이 아이에게 이상한 그림 그만 그리고 지리나 역사 같은 공부를 하라고 충고를 하는 바람에 아이는 화가라는 직업을 6살에 포기했어”

성주는 그렇게 윤교수와 헤어지고 사무실에 남들보다 일찍 출근했다.

잠시후에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성주씨 일찍왔네?”

이한영 팀장이 출근했다. 춘천에서 장거리 출퇴근을 해서 인지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정하게 출근한다.

오전 일상적인 업무가 시작됐다. 오늘은 사고도 없이 조용히 시간이 흘렀다. 점심 시간이 지나고 오후 업무 시간이 지나 4시 30분이 되었다.

“성주씨 준비는 다했어?”

이한영 팀장이 성주 책상에 음료수를 올려놓으며 말했다.

“성주씨 아무래도 첫 발표라서 많이 떨릴 거예요, 이거 먹고 올라갑시다.

심대리는 본인 책상 서랍에서 ‘우황청심환’ 한 알을 주었다.

성주는 이한영 팀장과 심대리가 챙겨준 음료수와 ‘우황청심환’을 먹고 심대리와 발표 준비를 하기 위해 먼저 12층에 있는 대회의실로 올라갔다.

5시 10분전 발표 준비를 마쳤다. 보안사업팀, 사업기획팀, 그리고 이한영 팀장과 황승언 과장도 대회의실에 들어왔다.

맨 앞 자리에 있던 미영이 일어서 본부 직원들을 향해 섰다.

“자 오늘 이렇게 급하게 모이라고 한 건 <얼라이드>의 <Vista Manager EX> 제품 기능이 추가되어 내용을 같이 공유하려고 합니다.”

미영은 본부 직원들에게 오늘 자리에 대해 설명을 했다.

“보안사업팀의 보안 제품들도 <Vista EX>에서 연동이 가능하니까 잘들어보고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세요”

“사업기획팀은 잘 들어보고, 새로운 사업기회나 프로모션에 대해 고민 좀 해보세요”

미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대회의실 문이 열렸다.

좀 늦었습니다. 벌써 시작한 건 아니죠?

윤정원 본부장이 기술본부 직원들과 회의실로 들어왔다. 지난번 ‘청림식품’ 일로 사업본부와 기술본부는 냉전 중이었다.

“잘 오셨어요”

미영이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었다.

“당연히 기술팀도 신제품에 대해 알고 있어야죠”

윤정원 본부장은 미영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그럼 시작하세요 성주씨”

미영의 말고 함께 성주는 일어나서 회의실 중앙으로 나갔다. 본부 직원들이 모두 모여 있는 대회의실의 분위기에 성주는 긴장을 했다.

잠시 대회의실은 조용해졌다. 모두들 성주만 보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인프라사업팀 신입사원 조성주입니다.”

다소 긴장한 목소리로 프리젠테이션은 시작됐다.

“사실 오늘 발표할 내용은…. 신입사원인 제가 그동안 배운 내용을 정리해서 부서 선배들에게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제 발표 내용 중에 신제품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 본부 전체 선배님들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앞 부분에 조금만 시간을 주시면 제가 배운 내용들을 정리하고 신제품에 관한 내용을 발표해도 괜찮을까요 본부장님?”

“네 그렇게 하세요”

미영이 미소를 지으며 성주에게 말했다.

“그럼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성주의 목소리는 약간 긴장한 듯 들렸지만 발표하는 모습에서 긴장감을 찾을 수 없었다.

“저는 오늘 ‘청림식품’ 무선랜 구축 프로젝트 때문에 <무선 AP>에 관해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주의 입에서 ‘청림식품’이라는 회사 이름이 나오자 인프라사업팀과 기술본부 사람들은 깜짝 놀랬다.

“먼저 저에게는 생소한 <AP> 장비는 어떤 기능에 제공할까?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AP> 관련 자료를 찾아보신 분이라면 저처럼 고민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청중 속에 이한영 팀장이 고개를 끄떡이며 공감했다. 그리고 일부 기술본부, 사업본부 직원들도 공감하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