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민의 출근

파주 철민의 집

목요일 오전 6시 반


“철민아 일어나서 밥 먹어~”

철민의 엄마 목소리였다. 철민에게는 자명종이나 휴대폰 알람이 필요 없었다.

“이놈은 한번 이야기하면 들어 처먹지를 않아”

문이 열리는 동시에 철민을 덮고 있는 이불이 날아가고, 청소기가 철민 머리를 맴돌았다.

“어머니 벌써 기침하셨습니까?”

“얼른 밥 처먹고 출근해야지, 넌 언제까지 엄마가 뒤치다꺼리를 해줘야 하니 웬수야”

철민은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일어나 샤워를 하고 식탁에 앉았다.

“어머니, 아버님은 아직 기침 전입니까?”

“어제 술 처먹고 와서 아직 기침 안 하고 있으니까 뒈졌는지 들어가봐?”

철민은 아버지가 주무시고 있는 안방으로 향했다.

“아버님 철민입니다. 잠시 입실 좀 해도 되겠습니까?”

 “퇴실할 거다.”

아버지의 짧은 목소리가 방안에서 흘러나왔다. 잠시 후에 아버지는 양복바지에 와이셔츠를 단정하게 입고 안방에서 나오셨다.

철민과 아버지는 함께 식탁에 앉았다.

철민은 아버지의 말투를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라서인지 이상한 한자어를 사용하는 버릇이 있었다.

“아드님은 이제 일을 하니까 조식을 꼭 거르지 말고 챙겨 먹어야 하네”

철민의 아버지가 철민의 밥에 반찬을 올려주며 말했다.

“네 아버님도 노시더라도 꼭 식사를 거르시면 안 됩니다.”

철민의 아버지는 공직 생활을 하시다. 얼마전 정년퇴직을 하고 집에서 쉬고 계셨다.

“그래 아드님 지갑 좀 한번 보여주겠나?”

철민은 방에서 지갑을 가지고 나와 아버지에게 드렸다.

“오만 원을 아버지가 중요한데 쓸 터이니 그렇게 알게”

부자의 대화를 지켜보던 철민의 엄마는 한심한 듯 부자를 보고 있었다.

“아침부터 부자가 지랄들 하네, 나 먼저 밭에 나갈 테니까 당신도 얼른 밥 먹고 나와요”

“어머니 퇴청하십니까?”

철민은 식탁에서 일어나 마당까지 나가 인사를 하고 다시 식탁에 앉아 아버지와 밥을 먹었다. 아침을 먹고 철민은 출근 준비를 서둘렀다. 파주역에서 공덕역까지 50시간 공덕에서 여의도까지 20분 정도 걷는 시간까지 1시간 반정도 시간이 걸리는 출근길은 철민의 아침 일상이었다.

철민은 8시 반에 항상 사무실에 도착한다.

기술본부는 총 3개 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네트워크와 무선랜 제품 기술지원 업무를 하는 기술1팀, 팀원은 10명 정도였다. 보안제품을 담당하는 기술2팀은 8명이었다. 그리고 기술지원팀이 있었다. 기술지원팀은 기술팀들의 다양한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부서였다. 철민은 기술1팀이었다.

사무실에 도착한 철민은 항상 부서 선배들 자리와 본인 자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버릇이 있었다.

“철민씨 일찍 왔네?”

박현수 과장이 사무실에 들어오면서 철민에게 인사를 했다.

“선배님 좋아하시는 카페라떼 보다 맛있는 커피 믹스입니다.”

“고마워 철민씨”

철민은 항상 아침에 선배들에게 커피를 타주며 인사를 한다.

“철민씨 오늘 외근 없지?”

철민은 자리에 앉아 일정표를 확인하고는 박현수 과장을 보며 말했다.

“네 선배님 금일 외근 일정 없습니다.”

“오늘 사업본부에서 조성주씨가 지원 나오니까 ‘청림식품’ 장비 테스트 같이해요”

“네 선배님”

철민과 성주는 어제 회식 자리에서 처음 인사를 했다. 입사 동기라서 그런지 빨리 친해졌다.

“안녕”

윤정원 본부장이 사무실에 들어오면서 직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본부장님 등청 하셨습니까?”

“그래 등청 했네, 신입사원은 밤새 별고 없었는가?”

윤정원 본부장은 신입사원의 말투에 적응이 된 것 같았다. 신입사원과 장난으로 인사를 나누고는 본부장실로 들어갔다.

“철민씨 오늘 오전 기술본부 기술회의 있는 거 알지?”

“네 선배님, 오늘 제 차례입니다. 들어가서 준비해놓겠습니다.”

철민은 회의실에 들어가 발표 준비를 했다. 어제 사업부서 동기인 성주의 발표를 보고 나서인지 좀 긴장을 한 것 같았다. 잠시 후에 선배들과 본부장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오늘 주제가 뭐죠?”

“무선랜 보안입니다.”

철민이 본부장을 보고 말했다.

“시작합시다.”

윤정원 본부장의 짧은 말과 함께 철민의 발표는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