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비리?

똑! 똑!

“지사장님?”

김대연 지사장은 책상에 앉아 서류를 꼼꼼하게 살피고 있었다.

‘무슨 일인데요?”

“그게 아무래도 아이티앤티 최준호 차장이 당한 것 같아요?”

“네? 설마 중간에 있는 파트너가 문제가 있는 거예요?”

“네 그 업체 대표가 기성실업 건으로 보안장비, 네트워크 그리고 무선랜 장비를 과도하게 발주하고 장비를 다른 곳에 팔고 잠적했다고 합니다.”

“잠적이요?”

지원이 놀라며 말했다.

“최준호 차장이 업체 대표와 상당히 친해 보였는데요, 그리고 설계할 때도 최준호 차장이 직접 물량을 요구하기도 했구요?”

지원은 이상하다는 듯 김대연 지사장을 보며 말했다.

“안 그래도 그 부분 때문에 아이티앤티 감사실장이 조금 있다가 사무실에 온다고 연락받았어요”

잠시 후 아이티앤티 감사실장이 얼라이트텔레시스 사무실로 찾아왔다.

“안 좋은 일로 찾아뵙게 되어서 죄송합니다. 제가 하는 일이 이런 일이라서 이해 좀 부탁드립니다.”

김대연 지사장은 감사실장을 회의실로 안내했다.

“저는 아이티앤티에서 감사 업무를 하고 있는 이경율 실장입니다.”

이경율 실장은 상당히 큰 기에 비해 많이 마른 체형이었다. 검은색 뿔테 안경 너머 보이는 눈빛은 날카로워 보였다.

“전화로 내용을 들었습니다. 저희가 어떤 부분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김대연 지사장은 이경율 실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지원 팀장님은 자리에 계시나요?”

“네 잠시만요?”

김대연 지사장은 회의실에 문을 열고 한지원 팀장을 불렀다. 잠시 후에 한지원 팀장이 회의실로 들어와 이경율 실장과 인사를 했다.

“최준호 차장의 실수라고 보기에는 피해가 생각 외로 심각합니다. 그리고 회사 내부 프로세스상 진행할 수 없는 프로젝트가 너무 쉽게 승인된 부분도 의심스럽습니다.

“고의적이라고 생각하시는군요?”

“아직까지는 의심입니다.”

이경율 실장은 잠시 주춤하다가 한지원 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혹시 기성실업 건으로 프로젝트 지원하시면서 좀 이상한 부분이 없었나요?”

지원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게 좀 이상한 부분이 제가 설계를 할 때 과도하게 물량을 설계한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런데 더 이상한 부분은 고객사 전산 담당은 물량에 관심이 없어 보였어요 최준호 과장이 말하면 알았다고만 했어요”

지원의 말을 들은 이경율 실장은 잠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전 기술적인 부분만 컨설팅을 해주었지 물량은 최준호 차장이 결정하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당시에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그 외에 다른 부분은 없었나요?”

지원은 한참을 생각하다 조심스럽게 이경율 팀장을 보며 말했다.

“그런데 좀 이상한 부분이…..”

“네 사소한 일이라도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회의 중간에 제가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최준호 과장이 복도에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물량에 대해 협의를 하는 것 같더라구요”

“누군가와 통화요?”

“네 작게 말하고 있어 잘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히 물량에 대해 이야기하고 ‘네 알겠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지원의 말을 들은 이경율 실장은 지원을 보고 질문했다.

“네 알겠습니다. 라고 말했다는 거죠?”

“네 분명히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나니까 좀 이상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질문하겠습니다. 고객사 담당하고 관계는 어때 보였습니다.”

이경율 실장이 한지원 팀장에게 질문했다.

“매우 친해 보였어요”

“네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럼 전 이만 사무실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도움이 좀 되었으면 좋겠는데”

김대연 지사장이 이경율 실장에게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참 실장님 이번 건과 관련해서 그분도 내용을 알고 계시나요?”

지원이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네 그분 지시로 감사를 진행하는 중입니다. 더 생각나시는 게 있으시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이경율 실장을 인사를 하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골치 아프겠는데요?”

“그러게 참 한 팀장 오후에 전쟁기념관에 컨설팅 나가죠?”

“네 황승언 과장이 지원요청해서 점심 먹고 출발하려고 합니다.”

“알아서 잘하겠지만 아이티앤티 직원들에게는 이야기하지 마세요”

“네 지사장님”

지원은 지난주 출장으로 밀린 일들을 하고 조금 일찍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 으로 출발했다.

지원에 휴대폰이 울렸다.

“팀장님 2시 전쟁기념관 컨설팅 알고계시죠?”

황승언 과장이었다.

“네 안 그래도 출발했는데”

“벌써요?”

“네 전쟁기념관 한번도 안 가봐서 미리가서 구경 좀 하고 있을려구요 천천히 오세요”

“네 저희는 2시까지 가겠습니다.”

“누가 더 오나요?”

지원이 질문했다.

“네 저희 막내 성주 데리고 가려구요”

“네 알겠습니다.”

지원은 전화를 끊다가 성주가 보낸 문자를 보았다.

‘피곤할 텐데 먼저 올라가서 쉬어 선배’

한참을 차에서 문자를 보다 ‘전쟁기념관’ 으로 향했다. 상암에서 용산까지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도심을 지나가는 길이라서 그런지 차가 많이 막혔다. 전쟁기념관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아무도 안 보였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린 지원은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갔다.

“여기 사람들이 왜 이렇게 없어요?”

“월요일은 휴관인데 무슨 일로 오셨어요?”

“2시에 전산실에 미팅이 있어서 왔는데요 좀 일찍 와서 둘러보려고 했는데 아쉽네요”

“저쪽으로 가면 둘러보실 수는 있어요”

“네 감사합니다.”

지원은 직원이 알려준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다양한 동상들을 보았다. 입구에 도착하니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영령들을 경건한 마음으로 추모합시다.’ 글귀가 적혀 있고 엄청 큰 기둥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자세히 보니 6.25 전쟁 당시 참전했다가 세상을 떠난 전세계 군인들에 이름이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지원은 자신도 모르게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전쟁기념관을 둘러보고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늦지 않게 약속 장소로 향했다. 사무동에 도착하니 황승언 과장과 성주가 도착해 있었다.

“팀장님 오전에 오셔서 뭐하고 계셨어요?”

“전쟁기념관 좀 둘러봤어요 볼 게 많더라구요”

“성주 왔어”

지원은 성주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올라가시죠”

출입등록을 하고 회의실로 올라갔다. 사무실 앞에 전산담당자로 보이는 직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행은 함께 회의실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전쟁기념과 전산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정호입니다.”

김정호 과장은 키가 엄청 컸다. 마른 체격에 인상이 좋아 보였다.

“오늘 미팅을 요청한 이유는 기념관을 찾는 내방객을 위해 무선랜을 구축을 하려고 합니다. 기존에 일부 구축이 되어 있지만 너무 노후되어 있어 사실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내방객이 상당하겠는데요”

한지원 팀장이 질문을 했다.

“네 단체 관광을 오는 경우도 있고 해서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야외까지 무선랜 서비스를 생각 하시나요?”

이번에는 황승언 과장이 질문했다.

“아직 외부까지는 그렇고 내부 관램객을 위한 서비스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정호 과장이 차분하게 질문에 답을 해주었다.

“그럼 한번 둘러 봐야겠는데요? 한팀장님은 벌써 둘러보셨는데 여기 계실래요?”

황과장이 말했다.

“아니요 저도 외부에서만 둘러봐서 내부는 못봤어요”

“제가 안내해드릴 테니까 같이 가지죠”

일행은 김정호 과장의 안내로 전쟁기념관 실내를 한시간 가량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