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본딩

지원은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며 말했다.

“<채널 본딩> 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성주가 지원을 보며 말했다.

“황승언 과장님은요?”

“아! <채널 본딩> 때문에…”

황승언 과장은 뭔가 알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황과장님은 본딩이라는 단어에서 해답을 찾았나 보네요”

성주는 이해가 안 되었는지 지원과 황승언 과장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예전에 전파 교육을 하면서 보여드렸던 자료가 어디 있을 텐데….”

지원은 노트북에서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 있네요. 같이 볼까요?”


“채널 대역폭 부분을 보면 <802.11n>에는 <20/40 MHz>라고 되어 있고 <802.11ac>에는 <20/40/80/160 MHz>라고 되어있죠?”

“네 팀장님”

성주가 노트북을 보면서 대답했다.

“기본적으로 채널 대역폭은 <20 MHz>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802.11n> 부터 채널 대역폭을 <40 MHz>로 확장해서 사용이 가능해진 거죠 이것을 <채널 본딩>이라고 합니다.”

“아 그런 의미였군요”

지원은 성주를 보며 설명을 했다.

“<802.11n>에서 이 기술을 중요한 기술 중 하나입니다. 기존 <20 MHz>에서 인접한 <20 MHz>를 추가하여 <40 MHz>를 사용한다면 데이터 전송 용량을 두 배로 늘려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화면을 보면 바로 이해가 될 겁니다.”


“<채널 본딩>은 중요한 기술입니다. 무선랜에서 채널이라는 것은 자동차도로 차선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기존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넓혀 주었으니까 많은 자동차들이 다닐 수 있겠죠”

“상당히 빨라지겠는데요 팀장님”

성주가 말했다.

“그런데 도로가 넓어 졌다고 성주 혼자만 사용하면 속도는 매우 빨라질 거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채널 본딩>을 사용한다면 눈에는 안 보이지만 <채널 간섭>이 심해지겠지?”“아 그렇네요 팀장님. 기존에도 채널 간섭이 심했는데 <채널 본딩>을 사용하면 채널 간섭은 엄청나게 커지겠는데요”

지원은 황과장이 있다는 것을 순간 의식하지 못하고 성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지원의 표정은 마치 연인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그럼 팀장님 <802.11ac>는 비중첩 채널이 많다고 해도 채널 본딩을 사용한다면 어쩔 수 없이 <채널 간섭이 생기겠네요?”

지원은 성주의 옆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팀장님?”

순간 지원이 성주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어… 그치 그래서 <5 GHz>를 사용하는 <802.11ac>라 할지라도 <채널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무선랜을 많이 사용하는 빌딩 밀집 지역에서도 <Channel Blanket> 설계가 늘고 있습니다.”

지원은 옆에서 황과장이 쳐다보는 시선을 의식했는지 서둘러 설명을 마무리했다.

“제가 다음 약속이 있었는데 깜빡하고 있었네요. 과장님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황과장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한지원 팀장을 쳐다봤다.

지원은 서둘러 주차장으로 가서 차에 탔다.

‘미쳤어 한지원’

 지원은 자리에서 일어날 때 황승언 과장의 미소가 계속 신경 쓰였다.

“눈치챘을까?”

운전대에서 앉아 계속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는데 지원의 휴대폰이 울렸다.

“팀장님 통화 가능하세요?”

김대연 지사장이었다.

“네 지사장님 가능합니다.”

“오전에 일 때문에 전화 드렸는데요 상황이 좀 심각해지는 것 같아요”

“네 왜요?”

“단순 실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일부러 프로젝트를 조작했다는 거네요?”

지원은 김대연 지사장과 한참을 통화했다.

“네 알겠습니다.”

지원은 김대연 지사장과 전화를 끊고 다급하게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저 한지원입니다. 혹시 지금 시간 가능하세요? 이야기 드릴 이야기가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