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회의

아이티앤티 대회의실

오전 10시 반


대회의실로 직원들이 하나 둘 들어오고 있었다. 정미영 본부장과 윤정원 본부장은 맨 앞자리에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잠시 뒤에 이경율 실장의 목소리와 함께 회의는 시작되었다. 회의실에는 전 직원이 앉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오늘 급하게 전체 회의를 요청 드린 이유는 요즘 회사에 돌고 있는 소문과 관련하여 드릴 이야기가 있어 감사실에서 각 사업본부로 요청 드렸습니다.”

회의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우선 회사의 열린 경영 방침에 의해 중요 의사 결정이 있을 때는 전체 회의를 통해 공지하는 것이 회사의 관례이다 보니 전체 인원이 모이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 감사실에서는 두 가지 내용을 공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경율 실장은 잠시 침묵했다가 말을 이어갔다.

“첫 번째는 SI사업본부 최준호 차장의 해임 건입니다. 감사실은 기성실업과 관련하여 다각도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단순 실수와 비리 두가지 모두 가능성을 두고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 결과는 기성실업의 협조로 내용의 실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직원들은 발표 내용을 들으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경율 실장을 바라보았다.

“간단하게 내용을 브리핑해드리겠습니다. 우리회사는 기성실업 프로젝트로 7억 상당의 장비를 온두리정보기술로 납품했습니다. 확인 결과 온두리정보기술은 기성실업과 3억 5천만정도의 프로젝트를 수주하였습니다. 나머지 차액은 우리에게 허위로 발주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준호 차장이 과도하게 프로젝트가 수행되는 것처럼 서류를 위조하여 처리를 했습니다. 현재 온두리정보기술 대표는 잠적한 상태입니다.”

회의실 직원들은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우리만 당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회사들에게도 똑 같은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위장하여 발주를 한 금액이 총 50억원에 이릅니다.”

이경율 실장은 직원들을 바라보며 설명을 계속했다.

“온두리정보기술 대표가 모든 것을 뒤집어쓰고 잠적하고 최준호 차장은 사기를 당한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될 뻔했지만 기성실업 전산 담당의 다른 비리가 드러나면서 기성실업 감사팀의 조사에 의해 비리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SI사업본부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회의실에 앉아있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를 하였고 그 결과…”

이경율 실장은 잠시 멈칫했다.

“그 결과 현 아이티앤티 대표이사와 SI사업본부 본부장 그리고 일부 직원들의 조직적인 비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회의실은 일순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워졌다.

“자 여러분들 이경율 실장님에 이야기를 좀 더 듣죠 잠시만 조용해 주세요”

정미영 이사가 일어나 동요하고 있는 직원들을 향해 말했다. 회의장이 조용해지자 이경율 실장이 계속 말을 했다.

“2년 동안 프로젝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최근 1년전부터 SI사업본부 프로젝트에서 중간 마진을 만드는 형태로 회사에 큰 손실을 주었습니다. 다행히 감사실에서 이를 먼저 알았고 대부분의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직원들은 이경율 실장에 말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 중입니다. 회사의 금전적인 손해는 그리 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SI사업본부 비리에 대한 진행사항에 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이경율 시장은 직원들을 잠시 둘러보다 말을 이어갔다.

“어제 저녁 아이티앤티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지금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 정미영 본부장과 윤정원 본부장님도 그 자리에 주주로서 참여를 하셨습니다. 현 대표이사는 주주들에 의해 전문경영인으로 모셔왔습니다. 하지만 비리가 드러난 만큼 어제 주주총회에서 해임되었습니다.

이경율 실장은 회의실문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새로운 대표이사는 현재 회사의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계신 윤재덕 교수님이 선임되었습니다.”

회의실 문이 열리고 윤재덕 교수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왔다. 회의장에 있는 직원들은 일어서며 반겨주었다. 이경율 이사는 마이크를 윤재덕 교수에게 주고는 단상에서 내려와 자리에 앉았다.

“처음 아이티앤티를 설립하고 벌써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 회사를 이렇게까지 성장시켜 주신 임직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성주는 놀란 표정으로 정미영 차장과 김영환 차장 그리고 직원들을 순서대로 바라보았다. 김영환 차장은 성주가 눈이 마주치자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우선 SI사업본부 직원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지금 일어난 일은 일부 개인들의 비리입니다. 절대로 SI사업본부의 책임이 아님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윤재덕 교수는 SI사업본부 직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주 잠시 경영을 맡겠습니다. 그리 오래지 않은 시간 우리 내부의 전문 경영인에게 이 자리를 정중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윤재덕 교수는 짧은 인사말을 하고는 본부장들과 대표이사실로 향했다. 직원들은 모두 사무실로 돌아오며 갑자기 듣게 된 이야기들을 이야기했다.

“차장님은 알고 계셨죠?”

최보미 과장이 김영환 차장을 째려보며 말했다.

“글쎄? 일들이나 하자고”

오전 회사 그룹웨어 게시판에는 공석이 된 SI사업본부 본부장 자리와 일부 팀장 인사 발표가 올라왔다. 외부에서 경력직으로 자리를 채울 것 같았던 생각과는 다르게 SI사업본부 내부 승진으로 결정이 되었다.

“이진석 팀장이 이사로 승진되면서 본부장이 되었네”

이한영 팀장이 그룹웨어에 승진 발표를 보면서 말했다.

“SI사업본부에서 이진석 선배 만한 사람이 없죠”

김신석 팀장이 이한영 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참 성주씨 내일 15일차네, 발표 준비는 잘되고 있어?”

“네 팀장님”

회사는 새로운 대표이사의 취임과 동시에 빠른 SI사업본부의 인사 발표를 통해 뒤숭숭한 분위기는 지나가고 안정을 찾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