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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디지털라이프

스펙에 대한 집착으로 우수한 인재를 놓칠 수 있다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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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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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20,580

제공 : 한빛 네트워크
저자 : Mike Loukides
역자 : 윤홍석
원문 : Overfocus on tech skills could exclude the best candidates for jobs

사람을 구하기 힘든 이유가 마땅한 지원자가 부족해서일까?

두번째로 열린 RailsConf의 연설중 David Heinemeier Hansson는 5년차 Ruby On Rails 경력자를 찾는 이에게 그 자신의 경력도 4년뿐이라고 했다(역주: David Heinemeier Hansson은 Ruby On Rails의 창시자이다). 이에 청중은 웃었지만(IT분야에서 이런 막무가네 구인을 경험해보지 않은이가 있을까),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지난주에 본, 특정 분야에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그들의 API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는다는 공고는 나로 하여금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사람을 구하기 힘든 서글픈 시장의 상황 때문만은 아니었다.

실업율이 높기는 하지만, 적어도 컴퓨터 산업에서 만큼은 일자리가 부족하지 않다. 나는 여전히 사람을 구하는 많은 회사를 알고 있고, 이들은 쓸만한 사람을 찾을 수 없다고 토로한다. 내가 컴퓨터 산업에 대해서만 알고 있어서, 다른 분야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실리콘벨리에서는 신생회사 중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 회사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몇 번만 검색해봐도 이러한 인력부족 현상이 운송, 간호, 제조, 교육 등의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스펙이 부족한 지원자가 문제일까? 아니면 그 스펙이 문제일까?

좋든 나쁘든, 시장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다. 많은 직업이 해외로 빠져나갔고, 자동화로 인해 없어지기도 했다. 또, 어떤 회사는 빠져나간 직업을 다시 가지고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이 사람을 뽑기 힘든 문제의 모든 원인은 아니다. 최근의 많은 글들은, 이런 인력부족의 원인이 구직자가 아닌 사람을 뽑는 구인자의 문제라 지적한다. 회사가 그들이 요구하는 조건에 지원자를 너무 맞추려 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뽑을때, 자사의 API를 사용해본 경험을 조건으로 내거는 스타트업이 생기는 이유이다.

더욱이, 많은 회사에서 (사람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이력서 자동 필터링 기술을 사용한다고 하니, 이제는 지원자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 당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찾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HR 부서에서 나열한, 현실과 동떨어진 요구 조건을 충족한 이력서만 남게될테고, 탈락자에게는 어떠한 설명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자료 분석 분야에서는 고용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것이 가능하게 여겨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에는,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다. 완전한 자동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요구 조건에 충족하는 이력서만을 골라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력서가 많은 경우라면 더욱 효과가 있을테지만, 만약, 충분히 많은 이력서 중, 조건을 충족하는 이력서가 하나도 없다면, 지원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 핵심은, 융통성없는 항목으로 구성된 조건을 갖고는 적절한 사람을 선별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스타트업이 경력이 많은 사람을 구하는 때에도, 그들의 API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으려는 것은, 선택의 폭을 지나치게 좁히는 것이다. 걸러낸 사람들 중, 그 회사의 API를 써본 이가 있다고 한들, 그들이 또 무엇을 할 줄 아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정말 그 사람이 지원자들 중,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경험이 많은 개발자란, 소프트웨어의 구조와 개발 방법론, 프로그래밍 언어와 프레임워크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지식과 경험을 쌀아온 사람이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조건으로, 대다수의 지원자를 놓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어설픈 관리자나 기술경험이 없는 HR 담당자에게는 API를 사용해본 경험이 통할 수 있겠지만, 성공을 향한 스타트업에게는 최악의 결과를 안겨줄 뿐이다.

컴퓨터 분야의 대학 입학생이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쓸만한 개발자가 부족하다는 불평의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학위가 좋은 개발자의 조건이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80년대초, 성공한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내 친구는, 스스로를 컴퓨터 분야의 졸업장 없이 관련 직업을 구한 최후의 사람일 것이라며 당시의 상황을 아쉬워했다.

그때는 맞는 말 같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었다. 내 주변에는, 여전히 대학/고교 중퇴자, 혹은 컴퓨터와 관련없는 학과 출신으로 컴퓨터 분야에서 성공한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특별한 경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실제로도 그렇지 않다. 대학에서 프로그래밍에 관련된 학위를 따는 것이 최고의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스펙에 치중하고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이력서를 검토해서는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없다는 사실은, 내 친구가 이미 30년 전에 증명한 것이다.

자료분석 분야에 필요한 기술?

향후 1,500,000 여명의 인력 부족이 예상된다는 자료분석학과같은 새로운 분야는 어떨까?

관련 학위나 자격증 소지자중에서 고르려 한다면, 분명 쓸만한 사람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관련 학과는 몇 군데 있지만, 자격증은 아직 없는걸로 알고 있다). 만약 당신이 학위나 자격증이 잘 모르는 분야의 채용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는 고지식한 상사라면, 많은 이들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고 치나치게 될 것이다.

DJ Patil은 "자료분석팀 구성하기"라는 글에서 자료분석가와 통계학자는 다르다고 언급한다. 자료분석에는 물리학, 생물학, 의학, 기상학 등 과학분야 전반에 걸친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며, 실제 팀에는 다수의 물리학자가 있다고 한다. 심지어, Kaggle의 수석 과학자인 Jeremy Howard는 철학과 출신이다. 자료분석 분야에서 정말 필요한 능력은, 어떤 특정 기술이라기 보다는 호기심과 유연성 그리고 배우고자하는 의지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고용주의 중요한 의무는 성공을 위한 방편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것이다.

올 해 열린 Velocity 컨퍼런스(역주: 오라일리가 개최하는 웹 컨퍼런스)에서 Jay Parikh은 페이스북이 신규입사자를 위해 진행하는 부트캠프에 대해 이야기했다. 행사에 참가하는 신입사원은 첫주에 판매가 가능한 산출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니, 속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놀라웠던 점은, 단지 빠르게 코딩하도록 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총 6주(영업쪽 지원자라면 여기에 두 주가 더해진다)의 기간 동안, 신입직원들에게 성공을 향한 의지를 불어넣어 준다는 것이었다. 멘토는 신입직원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함께 코드를 리뷰하며, 페이스북의 문화에 융화되도록 도와주고, 단번에 잘 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그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해 준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입사조건은 까다로운 편이지만, 위의 이야기는, 완벽한 지원자를 찾는 것이 성공적인 채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완벽한지 아닌지는 사람을 봐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 Outbrain의 미국 영업 관리자인 Nathan Milford와 커피를 마시며 합성생물학, 하드웨어 해킹 등의 잡다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람을 뽑을때, 나는 지원자가 우리의 문화와 맞는지를 봐. 성격이 밝은지, 배우려는 자세가 되어 있는지. 그게 다야. 경력이 어떻고하는 등의 이야기는 우리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이것이, 뽑을 사람이 없다고 불평하기 전에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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