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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과 미디어 디자인에 부는 새로운 바람이라는 부제의 <크리스 크로퍼드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만나게 됐다. 평소 기획에 관심이 많았고, 일적인 면에서 스토리텔링을 늘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기획’과 ‘디자인’이라는 두 단어만 보고(게임과는 거리가 멀지만) 주저 없이 선택했다. 한 컷의 그림만으로도 스토리를 연상할 수 있었던 표지를 본 후 ‘스토리텔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에, 첫 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기대와는 사뭇 다른 전개에 당황스러웠다. ‘스토리텔링’이 아닌, 게임 기획의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소개하고 정의하는 내용인데다, 저자인 크리스 크로퍼드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내지를 빼곡히 채운 글자에 덜컥 부담을 느낀 탓도 있지만, 크게 어려운 내용이 아님에도 읽을수록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스토리텔링=이야기하다'라는 기존관념을 뛰어넘어,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시스템은 이야기가 있는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부터는 꽤 혼란스러웠다. 이대로는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할 것 같아서, ‘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는 살며시 내려놓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저자의 인터뷰 같기도 하고, 논문 혹은 인문학 책을 읽는 기분도 들었다. 처음의 기대와는 달랐지만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시선에서 정의하는 내용들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깊이 있게 보여주지는 않지만 보기로 소개한 몇몇 사례들도 꽤 흥미로웠다.
저명한 게임디자이너이자 게임 개발자회의(Game Developer Conference.GDC)의 창립자인 크리스 크로퍼드는, 게임이 예술로 승화하기를 꿈꾸며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그 길을 열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한다. 게임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의 기획과 디자인에 대한 직접적 도움은 없지만, 이야기의 본질, 타인에 대한 통찰(상호작용) 등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게임 개발자, 게임 디자이너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이 있을 것 같지만, 미디어 디자인(또는 기타 기획, 디자인 관련) 관련자에게는 개인의 취향과 관심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 같다.